사랑, 너와 함께하는 하루하루
오늘도 나는, 너의 눈을 바라본다.
가만히 응시하다 보면, 네 눈은 마치 사진 속에서만 보던 실제 우주의 모습 같다. 녹색 눈동자 깊은 곳엔 우리가 전혀 알 수 없는 어떤 세상이 펼쳐져 있다.
나의 손은 자연스럽게 너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골똘히 널 바라보는 내가 좋았는지, 금세 너는 '그르릉'하고 힘찬 진동을 내 손으로 전달한다. 미소 지으며 한참을 쓰다듬다가, 네 옆에 누워 너를 내 쪽으로 조심히 끌어당긴다. 귀찮지도 않을 것일까? 너는 기꺼이 나의 곁으로 와준다. 너의 목 옆 부분에 나의 얼굴을 가까이하고 (한국에서 어린아이가 아플 때 엄마나 아빠가 해주는 얼른 나으라는 표시의) "호~" 소리를 내뱉는다. 그 입김에 너의 목 주변 털이 살짝 날린다. 나의 행동이 어떤 뜻인지 아는 것일까? 너의 골골송은 더 우렁차게 울리는 것 같다. 그 모습에 나는 웃는 것인지, 울음을 참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잔뜩 찡그린 표정으로 너를 쓰다듬고 또 쓰다듬는다.
"우리는 왜 이제서야 만난 것일까?"
남편과 내가 30대 초 중반 나이에, 갑작스럽게 만나 사랑에 빠졌을 때 서로에게 질문했고 지금도 반복하는 것처럼, 나와 남편은 너를 바라보며 같은 물음을 던진다.
우리의 시선을 느낀 너는 마치 대답하듯,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눈을 깜박인다. 그것이 어떤 대답인지 알고 있는 우리의 가슴을 미어지게 한다. 올해 너의 불치병을 선고받은 이후, 우린 같은 질문을 매 시각 너에게 반복한다. '남자는 강해야 한다.' '쉽게 울지 말아야 한다.' 마치 전 세계의 불문율 같은 원칙과 함께 성장한 남자. 키 크고 한 덩치 하는, 마치 '한 마리의 북극곰' 같은 몸집을 가진 내 남편이, 아파서 몸집이 더 작아진 너를 소중히 품에 안고 장난스럽게 비행기 소리를 내며 집안을 유랑하다가, 결국 어느 방 한구석에서 너를 힘주어 끌어안고 코를 훌쩍이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본다.
사랑은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 것일까?
2020년 동물보호소에서 만난 너. 봉사활동을 위한 첫 오리엔테이션 순간부터, 유독 눈에 밟혔던 너. 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게 되었던 어느 날,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몇 달 후 동물 보호소 직원을 통해 '너'에게 가장 적격한 사람/가정이 나와 남편임을 확신한다고, 그래서 우리에게 너를 부탁한다는 요청을 듣고 가슴이 철렁 했었다. '이것이 운명이구나!', '이것은 필연이구나!' 우리는 마치 전장에 나가는 군인처럼 비장한 각오로 너를 끝까지 지키겠다고, 너의 삶을 행복하게 책임지겠다고 맹세했다. 너를 입양하던 날... 아무런 저항 없이 이동장에 들어가는 모습에, 너를 오랫동안 돌봐준 직원은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너를 특별히 '공주'라고 이름 짓고 보살폈던 그 직원의 작별 인사, 그녀의 눈물은 너의 행복을 바라는 간절한 기원이자 너를 향한 사랑이었다.
그렇게 '너(소중한 털복숭이 공주님)'는 우리에게 왔다. 집에 도착해 이동장의 문을 열자마자 낯선 기색 하나 없이 당당하게 집안 이곳저곳을 탐색하는 너를 보며, 드디어 너의 엄마와 아빠가 된 우리는 서로 끌어안고 '우리 셋의 인생 첫 번째의 날'을 축하했다.
우리의 귀염둥이, 소중한 우리 딸, 털복숭이 공주야!
우리가 어느 날 만나 가족이 된 것처럼, 이것이 필연이고 운명이라면 분명 기적이 있다고 믿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