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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2020년부터 2023년을 보낸 후 맞이한 2024년. 나는 무엇을 깨닫고 꿈꾸는가? 그동안 힘들었지만, 돌아보면 감사의 마음이 커진다...

2024년의 첫 달도 벌써 중반을 맞이했다.

지난 4년간은 참 많은 변화에 적응해야 했던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세상 전체가 말이다. 평소 하루 한두 시간은 무조건 밖에 나가 혼자서 걷던 습관을 지닌 나에게 이 시간은 참으로 고통스러웠다. 홀로 산책하는 것은 나에겐 하나의 명상 그리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가장 중요한 일과였다. 2023년 중반부터는 산책 / 빠르게 걷기에 대한 마음이 사라졌다. 주변 사람들이 걱정할 정도로 밖을 나가지 않는다. 남편이 주말 데이트를 권해도 그냥 집에서 머물자고 대답할 정도에 이르렀다. 무기력해짐은 물론 비타민D의 부족이 몸과 마음에 여실히 느껴진다. 이것을 고치는 방법은 다시 밖에 나가 걷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안다.

2022년 말부터 오랫동안 꿈꿔오던 블로그를 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글 좀 쓴다'라는 말을 들어왔던 나였다. 그런데, 20대 초중반에 어떤 이유로 글 쓰는 것을 아예 그만두었다. 절망 그리고 나 자신이 송두리째 사라져 버린 듯한 상실감 속에서 무기력한 삶을 살았다. 더 이상 글이 써지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 반대편에서 '글을 좋아한다.', '정말 글을 쓰고 싶다.'는 강한 욕망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결국, 2022년 겨울 블로그에 첫 글을 써 내려 갔다. 글을 쓰는 것은, 그동안 걷기 / 산책을 마음껏 할 수 없는 것에서 오는 괴로움을 충분히 달래주고도 남았다. 글을 쓰며 지난날을 떠올리고 상상을 하고, 장소와 날씨 같은 세세한 것들을 머릿속에서 펼쳐냈다. 그러면서 잊고 있었던 행복을 찾았다.

2023년은 나에게 참 중요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2023년 5월 말 블로그 플랫폼 이사를 결심했고 한 달여 후인 7월 초, 실행에 옮겼다. 난생처음으로 도메인을 샀는데, 엄청난 책임감이 몰려왔다.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어떻게 운영하는 가에 따라 도메인의 운명이 달라진다는 것에 대해 충분히 사전 공부를 한 후였다. 또한 구글 블로거라는 플랫폼은 전 세계의 사람들이 이용함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템플릿 제작 및 판매 시장이 컸다. 덕분에 온라인이라는 세상이 얼마나 커다란지 느낄 수 있었다. 심사숙고해서 구매한 도메인과 블로그스팟(Blogspot) 템플릿은 내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어떤 학구열'에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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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말, 구글 블로거에서 블로그를 하나 더 개설했다.

어제, 추가로 개설한 블로그의 모든 세팅을 마쳤다. 그러면서 재차 확신하게 되었다. 나는 글을 쓰는 것도 좋아하지만 코딩하는 것도 좋아한다고 말이다. 블로그를 옮기던 작년 7월부터 지금까지 온갖 희로애락은 물론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식사도, 잠도, 그리고 집안일도 잊어가며 IT 지식을 쌓는 것에 열중했다. 대부분의 정보가 영어로 작성되어 있어 영어 독해 실력도 늘었다. 따로 운동하지 않고 책상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몸무게가 줄어드는 경험은 처음이었다. 이 열정을 독일어에 투자했다면, 나는 벌써 독일어 C2 LEVEL 시험에 합격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을 정도다.

모니터에 빼곡히 적힌 HTML, CSS 그리고 JavaScript 코드를 보는 것이 행복하다.

곧 40세가 되어가는 시점에 이렇게 간절히 뭔가를 배우고 싶은 열정이 생기다니! 2023년 하반기부터 IT 관련 지식을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한정된 예산'과 '집에서 배울 수 있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 찾을 수 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몇 개의 코스들을 등록했다. 어제부로 새 블로그의 준비가 완료되었으니 돌아오는 월요일부터 IT 수업과 독일어 공부에 집중할 여유가 생겼다. 올해는 많은 배움으로 알차게 보내고 싶다. 아무리 어렵고 고통스러워도 포기하지 말자고 재차 다짐한다.

2024년 새해가 밝았지만, 여전히 세상의 전망은 어둡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나 자신'보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에,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갈대 같은 시간을 보냈다. 당시는 매우 힘들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우리를 단련시키는 운명의 시간이 아니었나' 하는 감사의 마음이 든다. 그래서 2024년에 대한 나의 각오는 확고하다. 더는 나중으로 미룰 여유가 없다.

언젠가, 어떤 연이 닿아 내 블로그에 방문할 모든 이들에게도, 2024년은 뭔가 새롭고 의지와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해가 될 수 있길 간절히 소망한다.

오스트리아를 사랑하는, 오스트리아에 거주 중인 한국인.